이제 ‘민주주의2.0’의 문을 엽니다. 당초 계획했던 일정보다 많이 늦어졌고, 아직도 만족스러운 시스템은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민 여러분의 참여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일단 시작합니다. 그동안 준비과정에서 수고해주신 프론티어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2.0’은 시민들의 대화의 장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는 ‘대화와 타협’이고 이를 위해서는 주권자인 시민 사이의 소통이 한 단계 발전해야 합니다. 소통의 양도 많아져야 하고, 소통의 수준도 높아져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미디어도 많이 있고, 인터넷 세계에도 많은 의견과 주장이 넘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미디어 세계는 한쪽의 목소리가 너무 커 균형있는 소통의 장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세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하고 있지만 대부분 단순한 주장과 간단한 댓글 구조로 되어 있어서, 정보와 지식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유롭게 대화하되, 깊이있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민공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민주주의2.0’의 취지입니다. 주제를 정해, 그 주제를 중심으로 문답, 토론, 연구 등을 깊이 있게 진행해 수준 높은 지식을 생산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축적·활용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입니다. 어떤 주제든 집중적이고 깊이있는 대화를 거치면 사실에 좀더 가까이 갈 수 있고, 지식의 깊이도 깊어질 것입니다.
그 원동력은 시민 참여입니다. ‘민주주의2.0’의 운영은 전적으로 시민 참여에 의해 이루어질 것입니다. 토론의 주제를 정하고, 토론을 진행하는 일, 화면을 구성하고 도안하고 편집하는 일, 나아가서는 시스템의 구조와 기능을 개선하는 일 등의 모든 일을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도하도록 할 것입니다. 웹2.0, 집단지성, 이런 개념을 적용해 보자는 것입니다. ‘개방’, ‘공유’, ‘참여’의 웹2.0의 정신에 ‘책임’이라는 가치를 더해 민주주의 2.0의 운영원칙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민주주의2.0’의 운영진은 토론을 주도하지는 않지만 시스템 관리 등 운영에 필요한 책임을 질 것입니다. 당장은 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진을 구성해 감당하되, 앞으로 여건이 되면 공익적 성격의 재단을 구성해 그 공익 재단이 운영 주체가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민주주의2.0’의 취지와 목표가 처음부터 만족스럽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시행착오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참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만 하면 우리는 시민주권시대에 걸맞는 소중한 대화의 광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9월18일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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