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習作's/습작들

88년 어떤 군바리의 휴가...(2005.1)

goback01 2008. 4. 1. 20:19
 

제   목 17년전 어떤 군바리의 휴가..^^


작성자:서현아빠 작성일2005-01-08 11:

그해 88올림픽과 청문회가 있었죠...

아마..육국참모총장도 바뀌었던 여름인거 같읍니다.

원인불명?의 포상휴가를 받아 육군 상병계급장이 큰벼슬이나 되는냥 폼잡으며 첫날 서울 강남 고속버스 터미날에 도착 했을때 입니다.


버스에 내려 공중전화에서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부스에서 나오는데..

앞에 덩치큰 헌병 둘이 경례를 하고 실례한다며(군모자를 손에 들고 있으니) 잠시만 닭장(창살있는 지금의 전경버스)에 가자는 겁니다.

물론 왜가야 하나 했더니.. 군기강 정신교육용 비디오 시청각이 있다나..그래서 별 군소리 없이 여유롭게 버스에 올라 탑지요.

워낙 벌건 대낮이어서 그런지 차안는 암것도 안보이는데...갑자지 뒤통수가 쾅~ 하더니 시방새! 어쩌구 씨*~ 하며 종잡을수없는 발길질에 차안쪽으로 깊숙히 밀려 들어가 조용히 찌그러졌읍니다...그후 30분동안 그런식으로 한 10여명의 휴가나온 군바리들이 찌그러져 들어오더군요..그러더니 출발!. 안밖으로 창살이 있는 시커먼 유리창을 쳐다보니 갑갑하고.돼체 어디로 가는건지....

30분 정도 지났나..여튼 차는 섰고....다시 탑승할때와 같은 고함소리와 몰아치기식 발길질... 내리자 마자 뛰어 들어간 곳은 산(높은언덕) 중턱의 내무반 막사 였읍니다.

2개조로 10명씩 두개의 막사 나뉘어..순식간에 휴가복을 침투복(유격할때 입는 옷입니다.)으로 갈아입히자마자..

빨간모자에 곤봉든 조교들이 들이닥치더니..

우리들을 그야말로 개박살 내더군요. 두시간동안 악! 악! 대며 돼지 멱따는 소리로....상병 백** 중사 김** 일병 ***...~...

복창복명 소리와 함께 이리저리 팔딱팔딱 뛰어다녔읍니다.

하사,중사가.. 훈련병보다 더 큰소리로 뛰어다니는 상황인지라...

저역시 자대에선 계급장없는 유격조교 였지만....쪽 팔릴 겨둘이 없더군요.


에고~ 쓸데없이 이야기가 길어지네여..^^

여튼, 두시간 이리저리 구르다 다른 내무반으로 이동하여 PT체조 1시간.. 마지막으로 군인의 길을 외치고 샤워장에서 악몽은 끝이 났읍니다.

저.. 그날 이수증(수료증) 받았읍니다. 군기교육(4시간)이수증...

휴가복을 다시 챙겨입고 부대 밖으로 나와보니....남산아래 충무로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였더군요.

쪽팔리 모자 꾹눌러쓰고 집에들어가.. 휴가3일내내 집에 찌그러져있다 복귀했슴다.


참내, 휴가 첫날........

대개는 명단만 적어가서 휴가복귀 후 자대에서 군기교육을 시키는데 ...

아마도 당시는 육참총께서 바뀐지 얼마 안되어...휴가중 즉석 군기교육이 있었던 특이한 시기 였던거 같읍니다.


군바리에게도 인권을..! ^^ 인권을 무시했던 국보법 당근 폐지! ??^^


p.s :  어떨결에 동참했던 87년 6월항쟁시 서울시청 뒷골목에서 마주친 전경의 모습도 새삼 생각나네요. ^^